· 여러 블로그 리뷰에서 '이건 꼭 극장 가서 봐야 합니다!'라는 글을 보고 바로 극장을 다녀왔다.
· 영화 감상 완료 후, 나도 똑같은 말을 하게 되었다. 감히 '2024년 개봉한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개인적으로 인사이드 아웃 2보다 이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거대한 야생 생태계에 불시착하게 된 서포트 로봇 '로즈'는 주변 동물들의 언어를 학습하여 그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지만, 로봇의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적응하기 힘든 상태로 지내게 된다.
· 그러다 불의의 사고로 새의 둥지를 깔아뭉개 어미 새는 죽게되고 아직 부화되지 않은 알 하나를 발견하곤 그 알에서 부화한 새 '브라이트 빌'의 부모가 되어 로봇으로서 부모의 임무를 부여받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 부모로서 양육을 하는 과정에서 로즈는 감정과 마음을 점차 얻어 가고,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브라이트 빌'은 비행을 배우기 쉽지 않아 겨울이1 오기 전에 철새 이동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 여러 동물들의 도움을 받는 과정과 브라이트 빌을 양육하는 과정 속에 로즈는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행동만 수행하는 서포트 로봇이 아닌 감정을 가진 특별한 존재로 성장하게 되고, 야생의 동물들도 그런 로즈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이후부터는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영상미
· 제대로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영상미가 정말 압권이었다. 물감 붓 터치 특유의 느낌이 녹아든 2D 느낌의 3D 그림체의 효과가 잘 살아있다.
· 관람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그림체도 눈에 익숙해져서 영상미에 대한 감흥이 식어버릴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고 시작부터 끝까지 눈이 즐겁다.

스토리와 캐릭터성
· 로봇이 동물들과 교감하며 감정을 가지게 되는 흔한 스토리로 이해했는데, 그 동물들과의 교류를 통해 실제 하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여우 캐릭터 '핑크'와의 우정과 각 동물들끼리의 관계성도 내 주변의 관계성과 대비시켜 보게 된다.
· 수많은 동물 캐릭터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개성을 다 확보하고 있어 모두 구분이 된다. '썬더볼트'라는 이름의 매 캐릭터는 등장 시간이 매우 짧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악역 로봇까지 하나하나 각자의 매력 포인트가 있다.
· 메인 스토리인 로봇이 감정을 가지고 동물들 속에서 자신의 고유 정체성을 가지게 되어 '와일드 로봇'으로 자신을 표현하게 되는 과정도 은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OST
· 개인적으로 OST도 스토리에 잘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영화 안에서 사계절이 전부 표현되는데, 그런 분위기에 맞춰 음악이 적절하게 활용되었고 음악의 수준도 엄청나게 높다. 영상과 음악이 잘 조화된 장면들만 골라서 다시 보고 싶을 정도다.
· 메인 테마가 나오는 부분도 영상 속 상황과 캐릭터들의 감정선에 맞는 가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등장인물들에게 더욱 몰입하게 해주었다.


사랑, 유대감, 그 속에서의 성장
· 우연한 사고로 이루어진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등장인물이나 영화를 보는 관람객 모두 그들을 '진짜 가족'으로 인정하게 된다. 감정을 모르는 로봇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 사랑이 무엇인지 잘 표현해준다.
· 거짓말만이 가득한 여우 캐릭터가 마지막에 친구가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장면, 동물들이 로즈를 인정하고 같이 성장하는 장면, 그리고 로즈가 본인을 '와일드 로봇'이라고 자칭하며 고유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부분에서, 공동체 속의 유대감과 그로 인한 성장과정이 잘 표현되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과 환경오염
·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겨있는 금문교의 모습, 동물들의 겨울잠에 영향을 줄 정도로 너무 추워진 겨울, 기러기 떼를 침입자로 여기는 인류의 모습들 등, 극명한 대비 관계를 통해 자연의 위대함과 환경오염에 대한 교훈을 은은하게 내포하고 있다.
· 이런 기후변화로 축소된 인류의 상태와 환경이 대놓고 드러나진 않아서 놓치기 쉽지만, 그렇기에 발견했을 때 자연의 따스함과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가 더 강하게 와닿았단 것 같다.

성장 - 나는 '와일드 로봇'이다.
·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후반에 동물들의 사회 속에서 '와일드 로봇'으로 성장한 로즈의 대사가 영화의 메인 주제를 잘 드러낸다.
"때로는 살아남으려면, 우리는 프로그래밍된 그 이상을 뛰어넘어야 해요."
"Sometimes to survive, we must become more than we were programmed to be."
· 어쩌면 우리도, 사회와 시스템 속에서 생성된 관념과 풍조로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된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나도 그 이상을 뛰어넘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 쿠키영상이 존재한다. 하지만 안 봐도 된다. 5초도 안 걸리고 영화관의 모두가 '이게 뭐야?'를 연발하는 쿠키영상이었다.
· 이렇게 말하면 궁금해서라도 보게 될 것이란 걸 알고있다. 사실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OST와 영상이 좋기 때문에 그냥 전체를 다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 원작 소설은 총 3부작으로 그중 1부를 기반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 영화의 흥행으로 나머지 2부, 3부도 영화화될 것이 너무 기대가 된다.
· 인사이드 아웃 2가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확정이었던 분위기가 이 영화의 개봉 후 두 영화의 경쟁구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만큼 개봉 후 압도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사이드 아웃 2보다 이 영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소설이 원작,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 제작진이 담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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